카톨릭방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돌핀샘 2011. 7. 31. 11:15

   7월31일 카톨릭 서울주보 "이삭의말씀"

                                                신달자 엘리사벳  (시인)의 글

 

며칠전 어느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온 세상이 울음이라는 듯 그 여성의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저도 더 견디면 선생님처럼 좋은날이 올까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 같은 그 여성은 지금 스무살의 아들이

산소호홉기를 몸의 일부로 산지가 일년이 넘은 어머니였다.

그런 어머니에게

"그래 견디면 좋은날이 올 것이다. "라고 나느 말 해야 올을까.

"그래도 견디라고 그것이 어머니"라고 나는 말 해야 할까.

 

나는 딱 부러지게 그 어머니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도 하지 못 했다.

시간이 흐르는것이 맞는 것이라면

그어머니도 언젠가는 다른 형태로 살아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것은 그것 뿐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오는데 어머니는

너무나 많은 좌절과 절망을 포기와 자학을 그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아들 사랑으로 그 모든 피범벅의 괴로움과 내상을

참고 견디며 산다는 것을 나느 잘 알고 있다.

자신만이 세상에서 내몰린 궁극의 외로움으로 기진 할 것이다.

극도의 외로움에 있었던 사람들은 많다.

주님께서도 그랬다.

곧 죽음이 다가오는것을 알고 두려워하며 차라리 곁의 제자들이

다 잠들어 있었을 때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순간보다 더 외로웠을 것이다.

성모님이 어린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될 것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네"하고 대답했지만 요셉의 이해도 주변 사람들의 이해도 받지 못 했을때

성모님의 외로움은 그 어디에도 비유 할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의무는 잘된 상황에서 더 잘되게 하는일이 아니라

잘못된 상황에서 잘 되게 하려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잘 되게 하려는 의지 앞에 하느님이 계신 것이다.

외로움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감정이다.

외로움이란 말은 내게도 늘 구역질을 동반하는 적 이다.

너무 외로워 토악질을 할것 같은 육체적 반응이 나타날 때도 있었다.

그 외로움의 반란 속에서 인간적 이탈 위기도 있었지만

늘 그 서늘한 외로움의 마음속에 딱 한분

주님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으로 그 위기를 건너기도 했다.

내 안의 독재와 방탕을 이기는 곳에 늘 하느님이 계셨다.

그것이 내가 사는 생명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외로움을 견디는 다른 일들은

 더 늪으로 빠져 더 큰 외로움으로 빠지지만

모든것을 누르고 주님 앞으로 걸어가는

그 마음속에 희열마져 느껴지는 그 따뜻함,

그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성당에 가는 마음은

늘 꽃이었으며돌아가는 발걸음은 늘 열매처럼 달았다.

거룩한 성찬에 초대 받고

마음을 열고 나누는 마음으로 걸어 들어가면

 거기 바로 내 마음의 평화가 꽃을 피우기 때문일 것이다.

주님을 따르는것도 용기이다.

용기를 잃으면 미덕도 잃는다.

내 정신과 감정은 성숙이 덜된 미숙아지만

그 미숙아적인 철 부지를 안아 드리는 분은 이세상 오직

하느님 밖에 없다는것을 나는 안다.

병실의 어머니에게 평화가 오기를,

 

                             신달자 에리사벳  (시인)

 

 

요즘 머리가 흔들릴 정도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나에게

이번주 주보에 실린 "말씀의 이삭"은 내마음속에서 깊은 묵상으로

그 고통을 견딜수 있는 힘을 주는 메세지 같았다.

누구나 힘든일을 겪을땐 세상이 나를 버리고

하느님이 나를 버린것 처럼 망막한 외로움 속에

 내동댕이처져 있는 암울함 때문에 극한 상황으로 벼랑 끝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 한다면

사랑이신 하느님은 분명히 그냥 절망하도록 버려두진 않을 것이다

고통을 주실때엔 그 고통을 극복할수있는  힘까지도

평화와 함께 주실것이다.

나도 병실의 그 어머니를 위해 조용히 기도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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